위기의 영화관…새로운 경험으로 관객을 사로잡다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영화관 마케팅의 진화


코로나19 이후 영화관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거리두기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해지고, 경영난으로 관람료는 높아졌으며,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틈을 타 OTT는 매우 크게 성장하였다. 이 모든 것들은 거리두기가 끝난 지금까지 이어져 영화관들을 위기에 내몰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극장 매출액 1조 2614억 원, 관객 수 1억 2514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전체 매출액은 65.9%, 연 관객 수는 55.2%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영화관 업계가 꽤 회복한 모습을 보이는 듯하면서도 성적을 열어보면 여전히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침체한 영화관 업계는 이 상황을 벗어나고자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  파묘 팝업스토어 (출처: 쇼박스)


영화에 과몰입, <파묘>의 마케팅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파묘>는 참신한 마케팅으로 화제를 끌었다. 무당과 풍수사가 기이한 묘를 파내며 얽히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마케팅에 영화의 컨셉을 적극 활용했다. 성수동에 오픈한 ‘파묘: 그곳의 뒤편’ 팝업스토어에선 파묘(옮기거나 고쳐 묻기 위하여 무덤을 파냄)를 직접 체험하거나 부적을 만들어보며 영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대살굿 현장이나 주목과 오니 등 영화 속 장면을 영화 촬영에 실제 사용된 소품과 함께 그대로 옮겨와 관람객들이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메가박스는 파묘라는 영화 제목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팝묘’ 이벤트를 열었다. 묘처럼 쌓인 팝콘을 삽으로 파헤쳐서 직접 담는 행사다. 이외에도 손 없는 날에 파묘를 관람하는 관람객에게 액운 퇴치용 소금을 지급하는 등 영화에 과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  코코 오리지널 티켓 (출처: 메가박스)


팬들의 수집욕 자극, 특전

영화계에도 굿즈 마케팅이 흥행하고 있다. 영화를 보고 나온 후 표를 제시하면 받을 수 있는 특전이 그 중심점에 있다. △메가박스의 ‘오리지널 티켓’ △CGV의 ‘필름마크’와 ‘TTT(That’s The Ticket)’ △롯데시네마의 ‘아트카드’처럼 영화관마다 제각기 다른 특전을 제작해 영화 팬들의 수집욕을 자극한다. 이외에도 IMAX, 4DX와 같은 특별관 포맷별 한정포스터나 포토카드 등 수많은 특전들이 영화 팬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한다. 이 굿즈들을 모두 모으기 위해 한 영화를 n회차 관람하는 팬들도 종종 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의 TTT는 온도가 낮은 곳에선 그림이 사라지고 상온에서는 다시 나타나며, <코코>의 오리지널 티켓은 야광으로 빛이 나는 등 영화 특성에 따라 후가공하여 더욱 수집욕을 자극한다. 특전을 수집하기 위해 개봉 당일 조조로 영화를 보러 가거나 ‘영혼 보내기(예매만 하고 실제로 관람하지 않는 것)’를 하는 팬들도 있을 정도다. 인기 있는 영화의 경우에는 개봉일 뿐만 아니라 n주차 특전을 발매하기도 한다. 영화 흥행에 특전이 꽤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 지금 많은 영화가 특전을 지급하고 있는데 특히 마블과 같은 프랜차이즈 영화나 애니메이션 영화들의 특전이 인기가 많다.

 

틀을 깬 영화관

최근 영화관에서는 영화만 상영하지 않는다. 스포츠를 생중계하거나 콘서트를 영화관에서 상영한다. 조용히 앉아서 영화를 보기만 하던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는 중이다. CGV는 프로야구 주요 경기를, 롯데시네마는 SPOTV와 협업해 EPL, UEFA 챔피언스 리그 등 해외 축구 경기를 생중계하며 단체관람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직접 경기장을 찾을 수 없는 팬들이 가까운 영화관에서 다른 팬들과 함께 응원하며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포츠 이외에도 콘서트 실황 영화를 개봉하여 가수들의 팬덤을 영화관으로 끌어모으고 있다.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 실황 영화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은 최종 관객 수 25만 명을 넘기며 2023년 한국 영화 중 15번째로 높은 실적을 쌓아 올렸다. 콘서트 실황을 단순히 상영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은 응원봉으로 응원하며 현장감을 주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제는 OTT를 통해 영화 티켓 한 장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언제 어디서나 셀 수 없이 많은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러나 영화관이라는 공간만이 줄 수 있는 그 몰입과 경험은 영화를 가장 온전히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온라인의 편리 속에 많은 오프라인 공간이 위협받고 있지만, 오프라인만이 제공하는 직접적인 경험의 가치는 절대적이다. 영화관 또한 영화관이라는 공간이 주는 경험을 무기로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