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달랐다, 소속 아티스트 퇴출한 SM

NCT ‘태일’ 팀 탈퇴에 SM이 내놓은 입장은?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 8월 28일(수) 입장문을 통해 소속 아티스트 ‘태일’의 팀 탈퇴를 공식화했다. 그룹 ‘엔시티(NCT)’의 멤버로 2016년부터 활동해오던 그가 성범죄 관련 사건에 피소됐기 때문이었다. 피해 여성은 지난 6월 13일(목) 태일을 신고했으며 SM과 태일은 입장문을 내놓은 바로 당일 이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환 조사에 착수한 날 태일의 팀 탈퇴, 사실상 ‘팀 퇴출’이 곧바로 결정된 것이다. 평소 선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사랑받던 태일의 성범죄 피소 사실에 팬들은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다양한 사건 사고에도 아티스트를 두둔하던 SM, 그들은 어떤 결단을 내려왔을까? 


▲ SM엔터테인먼트와 태일의 구도를 나타내는 사진 (출처:허프포스트코리아)


두 번의 음주운전에도 여전히 ‘슈퍼주니어’  

2005년 결성된 9인조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는 현재까지도 앨범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의 장수 그룹이다. 그 중 서브 보컬을 담당하던 멤버 강인은데뷔 14년 만인 지난 2019년 7월 11일(목) 개인 SNS를 통해 탈퇴 소식을 전한 바 있다. 그는 데뷔 4년 차였던 2009년, 한 술집에서 시작된 행인과의 폭행 시비로 자숙 기간을 가졌으나 한 달 뒤 음주 운전 뺑소니 사건으로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현재와 비교하면 팀 활동 재개가 어려울 정도의 사건이지만 3년 뒤인 2012년에 정규 6집으로 복귀하기도 했다. 이후 2015년 예비군 훈련 무단 불참, 2016년 두 번째 음주 운전 뺑소니 등 연이은 사건·사고에 팬들은 혀를 내둘렀다. 대중들은 SM의 강인 두둔을 강하게 비판했으며 자진 탈퇴를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엑소’도 ‘엔시티’도... 잇따른 아티스트 사생활 논란에도 SM은 조용했다

2012년 데뷔 그룹 ‘엑소(EXO)’의 메인래퍼 찬열은 2020년 10월 29일(목) 자신이 찬열의 여자친구였음을 주장하는 폭로글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원문 내용은 찬열이 자신과 연애를 하던 동안 10명이 넘는 여성과 바람을 피웠다는 주장으로, 그의 충격적인 사생활을 폭로하는 글이었다. 이에 SM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해당 사건은 명쾌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흘러갔다. 2016년 데뷔한 그룹 NCT 역시 멤버의 사생활 논란이 불거졌다. NCT, ‘WayV’, ‘SuperM’ 등 다수의 그룹 소속으로 활동을 이어가던 홍콩 국적의 루카스는 한 여성이 올린 사생활 폭로글로 논란이 됐다. 글의 내용으로는 그의 바람 사실과 고가의 선물 및 호텔 예약 요구, 그가 속한 그룹의 멤버 5명의 험담 등으로 가득했다. 이에 루카스는 곧바로 사과문을 개제했으며 이후 SM 또한 공식 입장문을 내놓았다. 소속사의 입장문대로 그는 예정된 모든 활동을 중단했으며 2023년 5월 SNS를 통해 소속된 팀의 탈퇴와 솔로 가수 전향 소식을 동시에 알렸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라는 말도 이젠 옛 말, SM은 앞으로 어떻게?

비록 강인과 루카스는 팀에서 탈퇴했지만 이는 논란 이후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뒤였으며 찬열은 최근 솔로 가수 및 배우 활동을 이어가는 등 SM은 소속 아티스트의 논란에 다소 소극적인 태도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태일은 이토록 빠른 팀 탈퇴 결정을 내리게 된 걸까? SM의 아티스트 퇴출 건은 태일의 성범죄 관련 사건의 심각성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신고 접수 이후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그가 7월에 발매된 엔시티의 정규 6집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며 팬들의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아이돌 성범죄’ 사건의 진위여부에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있으며 태일의 행보 또한 여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13일(금) 태일은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으며 SM의 이토록 빠르고 냉철한 대처는 태일의 범죄 혐의의 엄중함을 더욱 실었다. 최근 아이돌의 학교폭력, 마약, 음주운전 등의 논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룹의 존망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사안들이다. 특히나 성과 관련한 문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즘, SM도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류 열풍에 큰 축을 담당했던 K-POP, 그리고 이를 이끄는 SM 소속 그룹과 그를 지지하는 팬덤의 규모는 실로 방대할 것이다. 이는 ‘아이돌’이라고 하는 산업이 단순 음악에 머물러있는 것이 아닌, 10대에서 20대 그리고 30대 혹은 그 이상을 아우르는 ‘문화 산업’으로 자리 잡았음을 알리는 지표이다. 그들을 지지하는 ‘엔터테인먼트’는 그 영향력과 파급력을 인지해야 할 것이며 반복되는 문제들의 근원을 제거하는 보다 과감한 행보를 보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