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일인자 올리브영, 과연 그 자리를 굳힐 수 있을까?
올리브영의 독주에 도전하는 경쟁자들
2010년대 중반까지는 화장품 구매를 위해 여러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하지만 올리브영의 등장으로 화장품 유통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여러 브랜드 제품을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H&B(Health & Beauty)스토어의 장점과 오프라인 체험, 온라인 구매의 편리함을 갖춘 올리브영은 화장품 유통 시장을 장악했다. 롯데쇼핑의 롭스와 GS리테일의 랄라블라도 H&B 사업에 뒤따라 도전했지만, 올리브영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올리브영이 압도적 1위 자리를 차지하는가 했으나 새롭게 화장품 유통 사업에 뛰어든 △무신사 △컬리 △다이소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1위 자리를 굳히려는 올리브영과 이를 넘어서려는 후발주자들의 움직임을 살펴보자.
올리브영, 1위 굳히기 전략
올리브영은 3, 6, 9월마다 꾸준히 대규모 세일을 진행하며 ‘369 법칙’을 각인시켰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화장품을 다른 곳에서 사지 않고 올리브영 할인 기간을 기다렸다가 구매하게 되며, 최종적으로 올리브영에서만 화장품을 사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건강을 즐겁게 관리한다는 헬시플레저 트렌드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헬스케어 분야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편리한 온라인 구매 서비스의 중심점인 올리브영 애플리케이션에 웰니스 전문관인 ‘헬스+’를 도입해 여성 건강용품, 이너뷰티 관련 상품 등을 판매한다. 소비자 개별 특성에 맞춰 상품을 추천해 주는 ‘나에게 맞는 건강기능식품 찾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헬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발급하고 있다. 이처럼 뷰티 유통 업계에 경쟁이 다시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 올리브영은 다양한 전략으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무신사와 마켓컬리, 뷰티업계에 도전
한편 올리브영의 독주 속에 뷰티와 전혀 관련 없던 브랜드들이 뷰티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패션플랫폼 무신사의 ‘무신사 뷰티’와 신선식품 새벽 배송 전문 업체인 컬리의 ‘뷰티컬리’가 있다. 두 브랜드 모두 뷰티 유통 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만큼 공격적으로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 무신사 뷰티 페스타 (출처: 무신사 뷰티)
무신사는 지난 9월 ‘넥스트뷰티’라는 슬로건과 함께 잠재력 있는 중소기업 브랜드 위주로 구성한 ’무신사 뷰티 페스타’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다. 팝업 스토어에는 1만 8000명이 방문했으며, 지난 8월 19일(월)부터 3주간 집계된 무신사 뷰티 부분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배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다. 마켓컬리 또한 오는 10월 ‘컬리뷰티페스타 2024’를 개최할 예정이다. 해당 행사에서는 ‘처음 만나는 럭셔리’라는 슬로건 아래 국내외 럭셔리 뷰티 브랜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두 브랜드 모두 올리브영과 차별화하기 위해 기존 사업 영역의 고객들을 주요 타겟으로 하고 있다. 무신사 측의 공식 보도자료에 의하면 무신사 뷰티 구매자 중 남성이 27.5%를 차지했다고 한다. 무신사의 기존 고객층인 남성들이 무신사 뷰티에서 화장품을 구매하여 맨즈 뷰티에서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3040주부가 주 고객층인 컬리는 럭셔리 브랜드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실제로 매출 상위 브랜드에는 △설화수 △피지오겔 △에스티로더 등 고가 브랜드들이 포진하고 있다.
뜻밖의 경쟁자, 다이소
또 하나의 예상치 못한 경쟁자는 다이소다. 상품의 가격이 5000원을 넘지 않는 압도적인 저렴함을 내세운 다이소가 올리브영을 위협하는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엔 저렴한 화장품은 피부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아모레퍼시픽 등 대형 화장품 브랜드가 다이소에 입점하며 그 인식이 바뀌었다.
▲ 다이소 전용 라인 출시 현황 (출처: 메조미디어)
인식 전환의 가장 큰 기점이 된 상품은 바로 VT 코스메틱의 리들샷이다. 50ml 기준 정가 3만 2000원짜리 상품을 다이소에서 2ml 스틱이 6개 들어있는 구성으로 3000원에 판매해 SNS상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물론 용량 차이는 있지만 비싼 가격으로 인해 구매를 망설이던 상품을 다이소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아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 인기의 이유이다. 매일경제 기사에 따르면 리들샷 출시 이후 다이소 전체 화장품 매출이 150% 성장했다고 한다. 2021년 4종으로 출발했던 다이소 화장품 상품 수는 지난 7월 기준 346종으로 대폭 확대됐다. 고물가 시대 속 가성비 상품이 주목받는 현 상황에서 5000원 미만이라는 독보적인 가격 포지션은 다이소가 올리브영에 대항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새로운 경쟁자들의 공격적인 확장 속에서 올리브영은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납품업체 갑질 의혹이 붉어졌다. 무신사 뷰티의 판촉 행사에 납품업체들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이미 랄라블라와 롭스의 판촉 행사에 납품업체들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압박한 혐의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약 19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그러나 9개월 만에 유사한 혐의로 다시 조사받게 된 것이다. 독보적 위치에 있는 올리브영의 갑질은 뷰티 업계의 공정한 경쟁과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한국의 뷰티 업계가 정정당당한 경쟁 속에서 성장해하기 위해선 상생협력 문화의 확산이 필요한 시점이다.